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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대한항공, 아시아나항공 왜 비싼가?
    지식 2019. 7. 4. 08:55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2018년 10월 10일 자 The Wall Street Journal 기사 'Your Rock-Solid Case for Flying Business Class for Work(공무를 위한 여행 시 비즈니스석 항공권 요구가 당연한 이유)'에 의하면 점점 더 많은 회사가 자주 출장가는 직원에게 비즈니스석 비행기 표를 제공한다고 한다. 세금 공제받는 회사 경비로 처리하여 직원이 개인적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드니, 70~80원을 들여 100원 생색내는 효과가 있고, 더 중요하겐, 유능한 직원을 유지, 관리하는 한 방편이기도 하다.

     

    고급 호텔 투숙객처럼 비행기 비즈니스석 탑승객도 다수가 자기 개인 돈이 아닌 회삿돈을 쓰는 사람이다. 한국 국적기 비즈니스석 승객 중 승무원 및 타 탑승객의 위험은 아랑곳 않고 라면을 끓여달라며 심리적으로 소박한 갑질을 즐기는 군상이 꽤 있는 게 이해가 간다.

     

    여담으로, 미국 모텔에선 와이파이가 숙박료에 포함되어 있는데, 오히려 최고급 호텔에선 하루에 $15~$20 정도 따로 징수한다. 회삿돈으로 숙박하는 사람은 이처럼 말도 안 되는 상황에도 내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라 그를 불평하지 않기 때문이다. 국가가 제공하는 건강보험제도조차 없을 정도로 '우리'가 아닌 '나'만 생각하는 개인주의/자본주의 사고방식이 유난히 강한 미국에서나 가능한 일이다.

     

    나도 비행기 표 살 때면, 비즈니스석은 돈 낭비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. 서비스 상품을 구매할 때 단지 나에게 쓸 여윳돈이 있고 남에게 과시하는 효과 말고, 객관적인 기준으로 따져 그 값어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.

     

    크루즈 선실과 비교하자면, 창문도 없는 방(Interior), 창문이 있는 방(Ocean View), 발코니가 딸린 방(Balcony), 발코니와 욕탕 자쿠지가 딸린 방에 그들만의 공유 공간이 따로 있는(Suite) 4단계가 있다. 방을 한 번 선택하면 적어도 1~2주간 이용하니 그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데 반해, 비행기는 심지어 1~2시간 짜리 짧은 구간도 일반석의 몇 배를 내야 하니 아깝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.

     

    왜 침대처럼 눕는 비즈니스석 가격이 이코노미석의 3~5배 일까? 그건 평수로 따져, 이코노미석 6개 자리에 비즈니스석 2개, 혹은 이코노미석 20개 자리에 비즈니스석 4개가 들어가기 때문이다. 오래 전엔 장거리 비즈니스석이 요즘 같이 침대처럼 눕는 게 아니고 약간 더 편하고 넓은 의자와 공간을 가져 가격이 2배 정도 하던 시절이 있었다. 꼭 잠을 자야할 야간 비행이 아니라면 탑승객 입장에선 그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.

     

    미국 내 여행 3~4시간까진 그나마 괜찮은데, 유럽이나 남미 갈 때 7~8시간,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행으로 12~16시간이면, 언제부턴가 나이가 들며 육체가 괴롭다. 그래서 난 수년 전부터 전 세계 50여 항공사가 도입한 비즈니스 좌석 입찰제를 활용한다. 이코노미석 표를 산 다음 빈 비즈니스 좌석으로 교환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금액을 적어 입찰하는 거다.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, 입찰 전 좌석 판매 현황을 참고하여, 얼마나 빈 자리가 많으냐에 따라 가격차의 20~50%를 온라인으로 써내면 성공 확율을 높일 수 있다. 운이 좋았는지 난 지금까지 100% 성공했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그런데 불행히도 배부른 대한항공과, 아시아나항공엔 그런 제도가 없다.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, 아시아나항공엔 있는데, 타 항공사완 규칙과 상황이 매우 달라 시도할 가치조차 없다. 우선 가장 싼 표를 사면 안 되고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이코노미석을 사야 하는데, 그게 이미 30~40% (뉴욕 - 서울 구간 경우 더 비싸다. 게다가 표에 따라 입찰비로 편도 $450이나 $600을 일률적으로 더 내야 한다. 입찰에 성공해도 절약하는 돈이 불과 $700~$800이다. 궁극에 빈 비즈니스 좌석이 없으면 입찰비는 돌려받지만, 공연히 이코노미석 표를 $400~$500 더 비싸게 주고 산 호구가 된다. 해서 한국 갈 땐 부득불 비즈니스 좌석표를 항공사가 부르는 가격 다 주고 살 수밖에 없다.

     

    솔직히 이건 아시아나항공에서 잔머리 굴린 합법적 사기다. 왜냐하면 한국엔 불과 얼마 전까지 국적기 탑승제(GTR: Government Ticketing Request)가 있어, 공무원의 해외 출장 땐 일반인이 구매하는 좌석표 값보다 훨씬 비싸게 사면서까지 국적기를 타야 했다. 호되게 비싼 비즈니스석도 다른 외국 항공사와 비교하여 자리가 많이 차는 이유가 그 때문이다. 법이 폐지된 지금도 그동안 쌓아놓은 마일리지 땜에 코가 꿰어 상황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.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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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공무원 해외 출장 때 국적기 안 타도 된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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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법적으로 보장된 이유로 세금을 등쳐먹은 건 그렇다 치고, 그 여파로 일반 국민까지 비싼 표를 사야한다는 건 큰 문제다. Kayak.com에서 뉴욕 - 도쿄(6,745마일), 뉴욕 - 베이징(6,831마일), 뉴욕 - 서울(6,906마일), 뉴욕 - 싱가포르(9,537마일) 구간, 2019년 10월 1일, 10월 15일 왕복 이코노미석, 비즈니스석을 6월 11일에 비교해 봤다. 싱가포르를 제외한 나머지 세 노선은 거리가 비슷하다.

     

    아래 붉은색으로 표시한 직항 이코노미석을 비교하면 국적기 항공사가 타국 항공사와 비교하여 얼마나 폭리를 취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. 한마디로 한국 대기업은 업종에 관계 없이 여전히 독재 시절 정경유착 담합 전통으로 내국인만 호갱 취급한다. 일본 상품만 불매운동 할 게 아니라, 국내 대기업도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뉴욕 - 도쿄, 이코노미 직항: $943 (ANA)

    뉴욕 - 도쿄, 이코노미 1회 경유: $753 (China Eastern)

    뉴욕 - 도쿄, 비즈니스 직항: $3,980 (ANA)

    뉴욕 - 도쿄, 비즈니스 1회 경유: $2,596 (China Eastern)

     

    뉴욕 - 베이징, 이코노미 직항: $654 (Air China)

    뉴욕 - 베이징, 이코노미 1회 경유: $462 (Hainan Airlines)

    뉴욕 - 베이징, 비즈니스 직항: $3,112 (Air China)

    뉴욕 - 베이징, 비즈니스 1회 경유: $1,808 (Hainan Airlines)

     

    뉴욕 - 서울, 이코노미 직항: $1,223 (Korean Air)

    뉴욕 - 서울, 이코노미 1회 경유: $558 (China Eastern)

    뉴욕 - 서울, 비즈니스 직항: $3,534 (Asiana Airlines)

    뉴욕 - 서울, 비즈니스 1회 경유: $2,625 (Air China)

     

    뉴욕 - 싱가포르, 이코노미 직항: $1,157 (Singapore Airlines)

    뉴욕 - 싱가포르, 이코노미 1회 경유: $523 (China Eastern)

    뉴욕 - 싱가포르, 비즈니스 직항: $3,952 (Singapore Airlines)

    뉴욕 - 싱가포르, 비즈니스 1회 경유: $2,583 (China Eastern)

     

     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뉴욕 - 도쿄 이등석(비즈니스)

     

    뉴욕 - 도쿄 일반석(이코노미)

     

    뉴욕 - 베이징 이등석(비즈니스)

     

    뉴욕 - 베이징 일반석(이코노미)

     

    뉴욕 - 서울 이등석(비즈니스)

     

    뉴욕 - 서울 일반석(이코노미)

     

    뉴욕 - 싱가포르 이등석(비즈니스)

     

    뉴욕 - 싱가포르 일반석(이코노미)

     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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